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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잡담

[잡담] 제목 어그로가 아무리 작품성의 발목을 잡는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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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헛소리 몇 줄.


칠라스 아트Chilla's Art 라는 일본 인디 게임 회사가 있습니다.

쌈마이한 맛의 B급 공포 게임을 전문적으로 꾸준히 제작하는데, 최근 발매되는 게임들마다 나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게임 스트리머들이 조악한 번역 퀄리티를 감수하고서 이 게임을 플레이했죠.

그런데 이 회사에서 발매한 게임들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가 바로 VHS 비디오 화질 옵션입니다.

이 옵션을 켜면 게임 화면에 옛날 비디오테이프를 보는 것처럼 뿌연 노이즈가 끼는데, 첫인상은 '오, 분위기 쩐다'지만 그걸 그대로 몇 분 플레이하다 보면 FHD 시대에 익숙한 우리의 눈이 썩어들어가고 입에서 불만이 절로 나오죠.

스트리머들의 플레이 영상들을 찾아보면, 많은 스트리머들이 어떤 경로로든 이 옵션의 존재를 깨닫는 순간 바로 옵션 체크를 해제하고 깨끗한 화면으로 플레이합니다.

물론 방송 시청자 수나 영상 녹화 화질을 안배한 행동이겠지만, 어쨌든 게임 시작부터 욕하면서 옵션창 만지게 만드는 이런 옵션이 썩 좋아 보이진 않죠.

그러나 이 회사는 이렇게 많은 플레이어가 욕하고 인게임 플레이에 하등 도움도 안되는 옵션을, 발매하는 모든 게임마다 항상 디폴트 값 ON으로 박아놓습니다.

왜냐하면 게임 화면에 이런 낡은 옛날 비디오 화질을 시도한 이후에 비로소 게임이 입소문을 타고 회사도 덩달아 떡상했거든요.


성공한 작품, 훌륭한 웹소설에 어그로 만땅 제목이 붙어 있으면 마치 그게 족쇄처럼 보입니다.

작품성이 뭉텅 깎여 나가는 느낌이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제목을 달았을까 싶죠.

하지만 만약에 그런 제목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그 작품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다들 아시는 이야기겠지만, 그래도 괜히 한 번 더 말하고 싶어졌습니다.

최근 한창 제목으로 어그로 끄는 방법을 연습하다가 현타가 와서 아닌 밤중에 몇 자 끄적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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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아스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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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 어그로가 무조건 작품성을 망치는 것도 아니라서.....

kiroo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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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그로가 달린 작품들중 잘 나가는 물건들은 전부가 그런건 아니지만 내용물이 좋아서 기대를 좋은 의미로 배신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어그로떨었는데 내용물도 썩었다? 뭔가 상상을 초월하는 방향으로 썩지 않는한은(썩음 자체가 작품성이 될 정도가 아니라면) 잘나가는건 무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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