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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잡담

[고민] 작품 진행방향에 대한 조언을 받으려고 하는데, 망설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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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썼던 오리지널을 새롭게 쓰려고 하고 있는데, 인물/사건/배경은 다 있는데 사건을 어떻게 시작시킬지에 대한 부분에서 막혀 버렸습니다. 예전엔 갑자기 뭐가 팟 하고 떠오르기도 했는데 이젠 그런것도 없고...



그래서 조언을 받을까 하는데, 왠지 조언을 구하기가 망설여집니다.

영화를 한 편 만드는 과정과 소설 한 편을 쓰는 과정을 비교해봅시다. 대개 영화는 혼자서 못 만듭니다. 영화에 나오는 인물이 감독 겸 각본 겸 스탭 겸 주연배우 겸인 한 사람뿐일 때를 제외하고는 모든 일은 철저히 분업으로 이뤄집니다. 반면 소설은 이 모든 역할을 작가 혼자서 감당해야 합니다. 인물, 사건, 배경을 만드는 것도, 그것들을 바탕으로 실제 글을 쓰고 퇴고하는 것도 모두 작가의 몫입니다. 기존 설정을 바탕으로 쓰는 팬픽이 아닌 이상 모든 것을 작가가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보통 글을 쓰고 나면 '이 부분은 묘사가 부족하네요' 나 '대화가 너무 쉼없이 이어지네요. 대화 중간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부분을 넣는 건 어때요?' 같이 글의 표현방법에 대한 지적은 받을 수 있겠지만 '이 장면에서 주인공이 그 사람을 놓아 주지 말았어야 했어요' 같이 스토리의 진행방향에 대한 지적은 받기 힘들 것 같단 말이죠. 작품의 스토리는 작가가 만드는 거지, 독자가 만드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지적을 따라 글을 수정한다면 독자들의 입맛엔 맞출 수 있을지언정 작품의 오리지널리티는 떨어지는 거고.



그래서 저는 스토리 진행 방향을 조언 받는게 어쩌면 오리지널리티를 깎아먹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나중에 작품이 완성되어도 어느 부분에서는 지적받은 대로 스토리가 진행되었다면 과연 이 작품의 모든 부분은 '내가 쓴 작품' 이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는 거죠.



그러니 여러분께 물어보겠습니다. 작품의 진행방향을 조언받고, 조언대로 작품을 진행한다면 그건 과연 '제 작품'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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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6 20:05:26 (3512일째)


유럽풍 렌코.

※ 인장에는 長梨 mur(https://twitter.com/cruiser_sendai)님, 서명에는 KiTA(https://twitter.com/KitaIroha)님의 일러스트가 쓰였으며, 두 작품 모두 작가의 허락 하에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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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8

리코리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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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렌코님의 소설입니다. 설령 그런 방향으로 고칠 것을 주문받았다고해도 결국 마지막에 모든 것을 갈무리하고 만드는 것은 본인입니다. 아무리 조언을 받아도 결국 본인의 테이스트가 섞이고 그에 따라 서술되니까요.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길을 완전히 벗어난다면 아니겠습니다만...

렌코가없잖아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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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로 글이 다 완성되고 나면 '이 부분은 내가 제안했으니 반쯤 내 꺼네' 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잖아요?

리코리스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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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시나리오에 조언을 해줬다고 해서 그 권리가 그 사람한테 돌아가는 건 아니지요. 막말로 쓰는 건 전부 렌코님이 쓴 거 아닙니까. 그 사람이 불러주는대로 적었다거나 어레인지 없이 맹목적으로 따른다거나 하면 몰라도요.

렌코가없잖아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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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럼... 별 문제 없겠네요?

리코리스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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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조언을 해줘도 공동저작물로서 인정될 수 없다고 해서 심적안정을 찾으세요. 괜히 불안해하시는 듯 한데 단순한 조언만으로는 공동저작물이 되기 힘들겁니다. 소설의 댓글을 보고 고쳤다고 해서 그게 그 댓글 단 사람과 공동저작이 되는게 아니잖아요? 시청자 비평을 보고 드라마 노선이 바뀐다고 해서 그걸 권리로 인정하지 않는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쓰는 주체가 렌코님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주관으로 엮어나가신다면 문제없는 겁니다.

은소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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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정도의 차이죠.

하이퍼느긋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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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땐 미리 약관에 본 작에 대한 지적이나 제공된 아이디어에 대한 저작권은 작가의 소유가 된다고 쓰면 되지 않을..

<div><br /></div>

<div>농담이고 뭐어,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실 거 없지 않을까요. 조언을 듣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무조건 따라줄 필요도 없고 결국 선택권을 지닌 주체는 렌코님이니까요.</div>

닉slr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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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조림 편집자분이랑 스토리 상담하는데, 걸러 들으면 좋더라구요.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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