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진상 거래처에 잘못걸렸네요

본문
제가 지금 회사에서 하는 일 중 하나가 연구, 개발에 사용되는 자재, 장비 회사에 컨택해서 물건 발주하는겁니다.
이론 보고서 작성하면서 업체 컨택이나 자잘한 발주까지 손수 해야하는 제 신세에 대한 한탄은 둘째치고...
이번에 개발중인 물건 하나때문에 어떤 거래처를 새로 텄습니다
일반적인 규격의 제품이 아니라서 몇 주를 헤메다가 다른 거래처에서 지인 소개 해주셔서 찾아간 곳인데 처음에는 잘 해주는 듯 하더니 통수를 제대로 맞았습니다.
우선 특수 가공을 해야해서 전용 툴을 만드는데 200만원 + 2주가 날아갔습니다.
이 근방에서 그렇게 만들어 주는 곳이 그곳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거래 트긴 했는데 솔직히 태도가 썩 좋진 않았습니다.
원래 일정보다 자꾸 늘어지는건 둘째 치고 원래 당일 저녁에 해서 익일 받기로 했던 물건을 연차를 써버리고 며칠 후에나 만들어서 주질 않나, 역으로 제가 연차 써서 쉬는 사이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서 저 대신 다른 직원이 연락했더니 "한사람만 연락하쇼" 이딴 소리를 하질 않나...
그래도 샘플 + 1차 생산분 발주 까진 만족스럽게 잘 되어서 돈은 좀 들었어도 안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발주한 2차 생산분을 개판으로 만들어 놨더군요.
큰 손상이 있으면 안되고, 그것때문에 전용 툴까지 비싼돈 들여서 만들었는데 2차 생산분 검수하려고 가서 보니 대다수가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이 가 있었습니다.
급하게 해당 생산 제품 관련자분 호출해서 면담 했는데 이 업체가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이거 원래 이런다. 1차 생산분에도 이런 손상이 있었는데 이제와서 이러냐?"
"이제와서 이러면 나 일 안한다. 일 시키고싶거든 문제 생겨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 가지고 와라"
"나 할 일 많다. 원래 안하려던거 특별히 해주는건데 이게 뭐하는짓이냐?"
이 외에도 별 같잖은 쌉소리를 청산유수처럼 늘어놓던데 결론은 "내 책임 아님" 이거더군요.
근데 정작 살펴보면 이 업체가 일을 매우 대충 했다는 점이 확연히 눈에 보이는 게
1차에서 손상이 아예 없던건 아니었습니다만 못쓸 정도까진 아니었습니다.
가공 난이도가 난이도라 조금의 손상은 고려하고 설계를 진행했었고, 샘플 및 1차 발주 제품의 손상은 그 허용 범위 이내였습니다.
심지어 1차 생산분하고 완전히 동일한 제품을 재발주 한 게 있는데 1차에는 없었던 손상이 2차 생산분에는 있더군요.
또한 그 자리에서 손상이 심했던 제품과 완전히 동일한 가공을 그 자리에서 다시 했는데 그건 또 손상이 없더군요.
이미 그 시점에서 지네들이 한 말인 "이거 원래 이런다. 1차 생산분에도 이런 손상이 있었는데 이제와서 이러냐?"는 깨끗하게 논파됩니다.
할 수 있음에도 지들이 대충 일한거죠.
근데 어쩌겠습니까?
저는 1년도 못된 짬찌중에 짬찌고 그쪽은 몇년 경력의 베테랑인걸요. 직급도 차이가 있고...
제가 문제 제기 좀만 할려고 하면 그쪽에서 적반하장으로 소리지르는데 별 수 없이 문제가 있는 부분은 재가공을 해주겠다는 약속만 겨우 잡고 돌아왔습니다.
우선 돌아오자마자 이사님, 실장님께 보고 띄웠고 실장님이 직접 면담해서 내일까지 재가공 해주겠다는 확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망할놈들이 또 통수를 쳤습니다.
원래 2차 발주는 목요일 오전까지였습니다.
그런데 목요일 오전에 전화를 해보니 좀 덜 되었다고, 그래도 목요일 안에는 끝난다고 그래서 "일단 만들어진 것들을 오전에 수령하고 오후에 다시 가서 나머지를 수령하겠다" 라고 말을 했고 알았다는 응답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전에 가서 보니 제품 손상 문제가 있었고, 나머지 가공은 일단 마저 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은 내일까지 해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그런데 오늘 오후 느즈막이 연락을 해서 가지러 가겠다고 했더니 들은 말이
"내일까지 해달라매요? 아직 손 안댔으니까 내일 찾으러 오세요"
입니다...
...진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르더군요.
아니, 지들이 원래 해주겠다고 한 2차 발주 생산은 당일 마치고 재가공을 다음날 해줘야 하는게 정상 아닌가요?
맨날 지들 바쁘다며 노래를 부르더니 다음날까지 해달라는 말 듣자마자 저희 일 미뤄두고 딴일부터 하는건 도대체 누구 대가리에서 나온 생각일까요?
그렇다고 내일... 아, 이제 오늘이군요.
하여간 오늘 오전에 출근하자마자 바로 찾을 수 있는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여태까지 그놈들이 일하는 꼬라지 봐서는 또 오후 늦게쯤, 최악 주말이나 다음주까지 미뤄질 것 같은데 그럼 그 사이 빈 시간엔 그냥 놀고 있으라고요?
원래 목요일 오후에 받아와서 오늘 오전엔 협력업체분들이 추가 작업 해주셨어야 했는데 그것도 나가리됐네요?
하... 뭐 이딴 업체가 다 있는지 모르겠네요.
진짜 이근처에서 그런 가공 해주는 곳이 이곳밖에 없어서 배짱장사를 하는건지 뭔지...
일단 타지역이라 시간은 좀 더 걸려도 다른 업체 하나 찾아두긴 했으니 다음 프로젝트때는 그냥 그곳으로 가야겠네요.
일도 일이고 인간성도 진짜 상종하기 싫은 인간들이라 저딴놈들하고는 일 못하겠습니다.
에휴... 내팔자야...
- 6.75Kbytes

-
자유게시판 - 설마하니 그렇게까지 하나 싶긴 한데 또 확신은 못하긴 하네요. 일단 통녹은 다 해놨고 계약서에도 명시할 생각이긴 한데... 다시 한번 연락 해보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네요.2025-04-18
-
자유게시판 - 책임소재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네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저는 그쪽에 신병교육? 으로 불려가는 거라 제가 직접 뭐 만질 일은 거의 없긴 합니다. 하게 될 일은 제가 맡았던 부분 현 실무자한테 알려주는거랑 주로 매뉴얼 작성 쪽이에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만약 가게 된다면 계약서에 그부분 명시는 해둬야겠네요.2025-04-18
-
자유게시판 - 그부분은 알고 있습니다. 실제 저번에 한번 2시간정도 일하러 간건 밥한끼로 싸게 부려먹으셨거든요. 이번에는 간섭없음+일당 준다고 해서 고민하는거죠.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2025-04-18
-
자유게시판 - 일단 지금까지 통화한건 다 자동녹음 켜뒀고, 저한테 연락주신분이 현 책임자십니다(대표/이사 제외) 윗쪽에서 쓸데없는 소리 안나오도록 신경써주신댔으니까 저도 고민을 하고있네요.2025-04-18
-
자유게시판 - 반나절 17만원? 정도 생각하고있긴 합니다. 일당 34~35정도 생각중이네요. 오히려 사장보다는 그 친하게 지내던 직원분이 실무진 전멸하고 답없어서 GG치고 절 부른쪽입니다.2025-04-18
-
자유게시판 - 책임질 사람으로 끌려간다기 보다는, 책임질 사람을 교육시키러 가는 쪽이군요.2025-04-18
-
자유게시판 - 그부분은 일단 확인받았습니다. 안그래도 그쪽 대표/이사랑 좋게 헤어지지는 않았던지라 쓸데없는 소리 할거면 할생각없다 대놓고 박았고 저쪽도 간섭 없게 해준다고 했거든요. 지나가며 안부인사정도야 상관없지만 쓸데없는 소리 하는 순간 컷하고 나올거에요. 그리고 뭐 저 포함 실무진들 다 전멸하고 새로 '단 1명' 뽑았다고 말은 하더군요. 실무진 전멸하고 뽑은 직원인지라 일 기초도 몰라서 제가 맡은 파트 교육+매뉴얼 작성 정도 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맡은 부분 소개해주면서 기계 조작방법, 주의사항정도 알려주면 될듯해서요. 오히려 그 1명이 덤…2025-04-18
-
자유게시판 - 제가 유이하게 굿즈까지 구매한 버튜버가 아메사메였는데 둘다 졸업하니 씁쓸하네요.2025-04-16
댓글목록 5
레포링님의 댓글
이미 당해서 멘탈박살나고 도망가서 정신건강에 좋은일하니까
Metalwolf님의 댓글
Mooncalf님의 댓글
양아치한테는 양아치짓으로 답할수도있는데 많이 신사적이신가보군요
Novellist님의 댓글
더 큰 계약 하기 전에 손절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셔야할듯
destinysss님의 댓글
제대로 뒤통수 치는 애들 널려 있으니까.. 너무 큰 손해 보기 전에 빠르게 끊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거래 오래된 곳이 아니면 보통 하루이틀 연체되는거 감안해서 일정 잡아야합니다만 일이 항상 생각대로 되는게 아니고...
그냥 욕 보셨다고 생각하고 조금 멀더라도 다른업체 잡으셔야 곘네요. 힘내세요- 자주들 있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