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건전지를 바꾸다가 진이 다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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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 지샥을 선물받았는데, 11년을 바라보는 이제서야 건전지가 다 닳았습니다.
건전지 하나로 10년을 버틴 건전지 효율에 감탄하며 뒷뚜껑을 여는 나사를 풀었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세개는 아무 문제없이 풀었는데, 마지막 하나에서 드라이버가 헛돌면서 나사머리가 갈려버린 겁니다.
나사머리를 갈아보신 분은 알겠지만, 드라이버를 고정하는 버팀목이 없어지기 때문에 드라이버를 돌리면 돌리수록 계속 헛돌면서 나사머리가 더 갈려버립니다.
그러면 나중엔 부채꼴 모양의 매끈한 홈이 패이고, 드라이버가 아예 통하지 않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지요.
최후의 수단은 이런 나사를 빼는데 쓰는 볼트 리무버인데, 시계 나사용으로 나오는 볼트 리무버는 있을리 없지요.
결국 뒷뚜껑을 지렛대 삼아 나사못을 강제로 뽑아버렸습니다.
나사 머리만 잘라내고 몸통을 라디오펜치(롱노즈)로 빼는 방식도 고려했지만, 케이스백과 나사머리 사이에 틈이 거의 없어서 그 방법을 쓸 수 없었습니다.
몸통의 나사선이 망가졌으니, 새 나사를 구해도 나사 고정이 안 되기 때문에 나사를 뽑은 곳은 못 없이 써야 합니다.
퍼티 같은 걸 집어넣어서 벌어진 틈새를 베꾸는 방법도 있지만, 굳이 그렇게해서까지 살리고 싶진 않네요.
나사못 하나에만 몇 시간을 매달리다가 어찌어찌 해결하고 나니 기운이 다 빠졌습니다.
연휴의 마지막을 불완전하게 마무리한 느낌이지만, 연휴 아니면 언제 이런 걸 해보겠습니까.
ps. 시계를 선물받고 처음으로 시계 뒷뚜껑을 열었더니, 10년 동안 낀 때로 엄청나게 지저분했습니다.
마음 같아선 경화된 오링도 갈아주고 싶었는데, 오링 모양이 특이한 것이라 해외구매 아니면 부품용으로 똑같은 지샥을 하나 더 사는 것 말곤 방법이 없겠더군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판국이라 면봉으로 때만 제거하고 오링을 닦아준 뒤 실리콘 그리스를 발라주었습니다.
실리콘 그리스만 발라줘도 어지간한 습기는 다 막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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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7
chuck님의 댓글
assassin님의 댓글
키바Emperor님의 댓글
뒷판 분해 못해서 시계방에 짬처리 시킨.
군시절에 산건데 10년 되도록 배터리가 멀쩡한데 시계줄은 끊어져서 버리기도 난감했었는데.
뷰너맨님의 댓글
하지만, 손재주가 너무 떨어진다면 그런 방법들을 쓰기 보다 속 편하게 시계방에 맡기는 게 최고입니다.
레포링님의 댓글
달팽이마요리님의 댓글
분노포도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