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증 플레이트아머 덕후입니다.

초창기 트랜지셔널 아머도 좋아하고,
투박한 밀라노 양식도 좋아하고,
날카로우면서 세련미있는 고딕 양식도 좋아하고,
둥글둥글하면서 화려한 플루트가 들어간 막시밀리안 양식도 좋아하고,
장식이 화려한 그리니치 양식도 좋아하며,
총기가 보급되며 플레이트아머가 도태되기 시작하자 회광반조 느낌의 쓰리쿼터 아머도 좋아합니다.

정교하게 이어진 철판으로 몸을 감싸듯이 덮어 보호하면서 어떤 공격에도 꿋꿋하게 버텨나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매력적이거든요.
이렇다보니 제가 다크 소울 시리즈에 푹 빠지게된 것도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플레이트아머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도달하게 되는...
좀 뭐라고 할까,
거시기한 소재라 할까요?



바로 당시 유럽에 유행했던 남성 패션인 코드피스...
현대인인 저희한텐 괴악하지만,
당시엔 저게 당연하니까 플레이트아머에도 아주 자연스럽게 도입되었죠.
특히 높으신 분의 남성성과 힘의 상징이다 보니까,
오늘날 살아남은 고급 플레이트아머엔 아주 쉽게 볼 수 있죠.
그냥 국부보호대마냥 매끈 철로 되어있거나,
장식을 새겨놨다거나(..)
얼굴을 조각한다던가(...)

물론 생긴게 워낙 거시기하고 게임에서 자세히 보기 힘든 위치에 있다보니 오늘날 판타지 게임에선 거의 못 봅니다.
실용성 때문에 고증러들이 항상 걸고 넘어가는 슴가(...) 갑옷은 거의 기본 탑재인데도...
적어도 제 경우엔 아예 본 적이 없단 말이죠.





뭐, 얼마전까지는 말이죠(...)
내 살다 판타지 게임에서 코드피스를 보게 될 줄이야...

역시 프롬소프트야. 남들이 못하는걸 태연하게 해버려! 그 점에 전율해! 동경하게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