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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세계 4대 원소는 과학적으로 파고들면 참 괴상한 설정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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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내려온 유서 깊은 설정(?)이라서 그런지, 지금도 곧잘 판타지 세계에서 마법 속성으로 쓰이고 있는 4원소(불, 물, 땅, 공기)지만, 생각해보면 이보다 괴상한 설정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일단 .... 애초에 이놈은 원소나 원자 같은 게 아닙니다. 그냥 무언가가 탈 때 내는 에너지 반응(?)에서 나오는 시각적인 연출(?)을 갖다가 불이라고 부르는 것뿐이고, 무언가 정해진 물질이 있는 게 아니에요.  

뭐, 그래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다른 녀석들과는 다르니 마법에 써먹어도 이상할 게 없긴 하겠군요. 대체 뭘 연소시키길래 허공에서 불길을 만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력을 태우는 거라고 하면 안 될 것도 없겠지.





다음은 ...인데, 일단 H2O로 분류되는 정규 물질이니까 이건 원소라고 부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분자기는 하지만 그 원소랑 화학의 원소가 같은 개념은 아니니까 그냥 넘어가야죠. 

그러면 문제는 이걸 마법으로 소환해 사용하는 원리인데..., 여기서 가설만 3가지가 세워집니다.

  1) 공기 중의 수증기를 물로 정제하는 거다.

  2) 마법으로 원소를 합성해서 물 분자로 만들어 내보내는 거다.

  3) 실은 겉모습만 물처럼 보일 뿐이고, 실제로는 마력으로 흉내만 낸 다른 무언가다.



그럼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하니, 1)의 경우에는 '공기 중에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수증기를 물로 바꿔봤자 그게 얼마나 되는 양이냐' 하는 문제가 터지고, 3)의 경우에는 '그럼 그걸 식용으로 사용하는 세계관은 어떻게 설명할 건데?'라는 문제가 터집니다. 

그나마 아무 문제가 없는 게 2)이지만, 이게 실현되는 시점에서 마법 세계관은 현실세계 과학이 범접 못하는 초월적인 무언가가 되어버리는군요. 





다음은 . 혹은 흙. 일단 이걸 원소로 분류해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광범위한 분류기는 하지만, 그나마 마법에서 사용해도 별 무리가 없는 분류기는 합니다.

다만, 문제는 그 특성상 다른 마법들과는 사용법이 확연히 다릅니다.

다른 마법들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듯, 허공에서 해당 속성의 무언가(?)를 불러내서 날려댄다면, 얘는 자기네가 딛고 서있는 땅을 끄집어내서 뭔가를 만들어내 날린다든가, 땅 자체를 뒤흔든다든가 하는 식이죠.

제가 판타지를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지금껏 허공에서 땅 속성에 해당하는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녀석들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마법으로 써먹어도 태클 걸 게 별로 없는 설정이네요.





다음은 공기....인데, 판타지 세계에서 쓰일 경우, 공기는 너무 밋밋한지, 대개 바람 마법이라고 하더군요. 

일단 태클을 걸자면 바람은 공기가 대기 중에서 이동하는 현상에다 이름을 붙인 것에 불과합니다.... 뭐, 판타지 세계가 언제 그런 거 신경 썼겠냐만은, 이걸 갖고 바람을 소환해서 공격을 날렸다, 바람의 칼날을 불러냈다, 같은 식의 서술이 나오면 뭔가 께름칙하더군요. 

게다가 발동 원리도 잘 이해가 안 가는 게, 바람이라는 건 원래 두 개의 공간 사이의 기압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즉, 이걸 어떻게든 과학적으로 발동 원리를 해명한다면 '마법사가 자신의 바로 앞에 있는 공간의 기압을 인위적으로 높여서 해당 공간에 존재하는 공기를 이동케 한다.'가 되는군요.

그럼 여기서 문제는 무엇이냐? 저렇게 하면 당연히 해당 공간의 공기가 적한테만 가는 게 아니라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피아식별 불가능한 광역기가 됩니다. 

 그나마 말이 되게 설명한다면, 사실 '바람 마법은 모종의 이차원의 공간을 열어서 그쪽의 고압 대기를, 마법진이라는 좁은 통로를 통해 날린다.'는 건데, 이 시점에서 이건 바람 마법이 아닙니다. 공간 마법이나 차원 마법이지. 



그리고 번외로 나무...가 있는데, 이건 판타지 세계에서 곧잘 무시되지만 어찌 보면 최고의 사기 마법입니다.

왜냐하면 이거 톡 까놓고 말해 '생명 창조 마법'이랑 다를 게 없어요!  어떻게 해석하든 이해부터가 할 수 없는 사기 마법의 끝판왕이라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그나마 약화시켜서 '아, 그거? 마력으로 만들어진 거라 시간 지나면 알아서 사라져.'같은 식으로 해결되는 세계관도 있기는 하지만, 만약 그 나무가 계속 존속하고 번식까지 해서 숲을 이루거나, 아니면 그걸 갖다가 집 같은 걸 짓거나 할 경우에는 그런 설정을 갖다 붙일 수가 없습니다.





애시당초 옛날 사람들이 만든 분류를 그대로 갖다 쓰는 거긴 하지만, 과학적으로 파고들면 이 정도까지 차이가 나는 걸 잘도 4원소(+1)라는 틀에다 묶고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도 마법의 단어인 '사실 전부 마법으로 만든 겉모습만 비슷한 다른 무언가니까 사소한 물리 법칙 같은 건 무시해도 됨!'이라는 말로 커버가 되니 너무 진지해질 필요는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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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6 12:13:38 (5368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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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4

Eida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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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공&마나 외 대기중에 가득한 천연 에너지 : 왜 시비야?

LycanWolf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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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원소가 옛날 그리스 시대의 사원소설을 가져온 경우가 많으니...

이데하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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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에서 사용된 사원소설에서 시작해서 이리저리 판타지용으로 재해석되어서 나타난 설정놀음으로 생각되네요.

Litrek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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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번외로 있는 나무의 경우 오행에서 따온 거일 확률이 높습니다. 4원소설에서 공기 빼고 나무랑 금속 넣으면 딱 오행입니다...</div>

유운풍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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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원소는 고대 그리스에서 믿은 기본적인 4대원소설을 기반으로 한것이니... 거기다 이 4대 원소라는게 주변에서 많이 보이고 쓰이며 현재 상태에 영향을 주는 것들을 뜻하기도 하죠. <br />

금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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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마법에 과학적 설명을 붙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그런가 보다 싶네요<img src="/cheditor5/icons/em/em6.gif"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alt="" border="0" /><br />

로셀턴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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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마법사:봤지? 내가 항상 잔디 씨앗 가지고 다니는게 이런 이유 때문이야.

Atracxia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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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원소마법을 에너지로 대강 바꿔보는 소설도 본적 있지요. 불물바람땅을 에너지의 방출 수렴 이동 고정 처럼

노히트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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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원소설은 기반자체가 고/중세시대에 바탕을 두고있으니까요.

그래서 사실 판타지의 나오는 저런속성분류는 과학적해석보다는 관념적 해석을 기반으로 분류하는게 맞습니다.

니트되고싶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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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열에너지 활성화 물:액체 지배 땅:물질제어

바람:벡터 조작 이쯤?

뷰너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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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4대 원소가 지금으로선 까마득한 옛날.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전에 나온 개념이라 오래되었기에 그런 것도 있습니다. 물론 그러니까 마법이지. 라고 하면 할말이 없고. <strike>설정 짜기 쉽</strike>(어이)

<div><br /></div>

<div><br /></div>

<div>중요한 건 그렇네요. 과학적으로 말이 되는 걸 주장하려고 하면 그만큼 밋밋해지고 신비로움은 오히려 사라집니다. 알기 때문에 신비로움을 찾아볼 수 없는 이상. 전혀 다른 방식을 보여주어야만 과학자가 마법사의 위치로 들어갈 수 있겠죠.</div>

<div><br /></div>

<div>헌데 그런 식으로 마법의 자리를 과학이 대처하게 되면 유녀전기와 같은 세계관이 발생하게 되겠습니다.(...)</div>

<div><br /></div>

<div>오히려 과학자가 마법을 이해하고 마법을 체계화,이론화 시켜 낭비하지 않을 수 있는 기술의 일종이 되어버리고 그 이후로 마법은 학문으로서의 마법. 실용주의로서의 학문. 일상 생활에선 약한 마법 사용자가 자신의 삶을 좀 더 개선 시키는 방향으로 남고 오히려 신비로움을 간직하는 것은 점점 숫자가 줄어들고 제자도 찾기 힘들어져서 주류로는 남지 못하겠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심해지겠죠.</div>

<div><br /></div>

<div>반대로 이론화나 체계화를 시킬 수 없는. 원리와 결과에 대해서는 어떠하다고 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반면. 마법이라는 것이 태고적 시절 부터 중세 시절까지 이어져온 그 이미지를 살린 세계관을 선택한 작품에선 애당초 그러한 걸 따질 수가 없는 영역이 되어버리지요. 마법사의 신부가 그런 면을 잘 살려서 좋은 작품이라 생각됩니다.</div>

<div><br /></div>

<div>아시아라이 저택의 주민들도 그러한 잡학적인 면모를 즐길 수 있어 재밌었죠.(태고적 부터 내려온 전통적인 방법을 또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는 시계장수씨가 인상적이었습니다.)</div>

<div><br /></div>

<div>헌데... 과학과 마법은 양립 하기가 참 힘듭니다. 특히 상세한 과학적인 부분이 자세하면 자세하기 때문에 애를 먹고. 반대로 부실하면 까이기는 더욱 쉽죠...</div>

<div><br /></div>

<div>왜 과학적인 고증을 잘 지키면서도 재미를 가진 작품이 그렇게나 적겠습니까... 뭘 알면 알기 때문에 오히려 제약이 걸리는 아이러니한 영역이 과학이지만,... 알면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고</div>

<div><br /></div>

<div>어떠한 현상을 인간의 힘으로 일으킨다는 건. 인간 그 자체의 가능성이라 생각 합니다.<img src="/cheditor5/icons/em/em6.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담배맛치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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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판타지이니 실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양성자와 중성자 등 미립자를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대현자가 물질에 관해 고체, 액체, 기체, 플라즈마까지만 적당히 설명했고 사람들은 그걸 4원소로 이해해서 저렇게 되었다고 생각해봅니다.



"플라즈마? 뜨겁고 빛이 나? 현자께서 불을 은유하셨구나!"

"...네. 그렇게 진리에 한 걸음 다가가는 것입니다. 후우..."

Hei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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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 세계는 원자론이 틀린 세계라고 설정하면 간단한 일입니다. 브라운 운동이 성립하지 않는다든지요.

Spermata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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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4원소설도 이미 에너지반응이 아니라 보이는대로 갖다붙이면서 나왔죠.

여기서 중요한 건 실재 과학적인 분석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거니까요.

물리학도2012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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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4대 원소를 일종의 비유로 생각합니다.

<div><br /></div>

<div>불은 열의 이동, 물은 유체, 흙은 고체, 바람은 유체 내부의 흐름 이런 식으로 말이죠.</div>

ㅇㅈㅇ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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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그 세계는 우리의 과학과 현싱민 비슷할뿐 다른 법칙이 존재하는 세계인겁니다.

예를 들어 물이 H2O분자가 아닌 단일힌 element로 존재하는 세계이기 때문에 전기분해가 불가능히다던가..

궁생땅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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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가 돈 버는데 필요한건 소재랑 필력이랑 인기지 과학 지식은 아니니까요

리스트레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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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말하자면 고체, 액체, 기체, (열, 빛) 에너지라고 바꿔 말할 수 있으니 맞춰넣으면 별로 어긋난 것도 아닙니다. 다만 물마법이라면서 얼음쓰는 놈은 용서못한다.

아키하모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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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원소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다보니 이상하다는 생각은 전혀 안들고 자연스럽다고 느껴집니다 <br />

슈이네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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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 액체, 기체, 플라즈마(혹은 열, 에너지)



생물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고도로 복잡한 기계죠.

영혼의 존재유무를 파악할 수 있지 않는 한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똑같은 분자덩어리죠.

moonlight00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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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원소와 오행이 기초잖아요? 안 그래도 고전인 이드는 주인공인 이드가 정령다루는 거 오행으로 같다 붙여서 다루는 것도 있었고.

mumu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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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마력이 존재하는 우리세계와 다른세계니<br /></div>

<div>불이원소가 될수있고 물을 마력으로 만들어낸게 식용으로 쓰일수도 있고 그런거죠.</div>

DawnTreader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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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프랑스의 과학자인 라부아지에게가 스스로&nbsp;직접 실험함으로서 4원소설이 잘못 되었다고 증명했었죠</p>

노솔루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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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전기같은 경우 빛 속성 마법하고 상관관계가 너무 높죠.



<div>어둠 속성은 진짜 애매하고요.</div>

<div><br /></div>

<div>차라리 설정은 이렇게 짜는게 어떨가 싶습니다.</div>

<div>사실 4원소설로 혼동개념을 주입하여 과학발전은 저해했다.<br /><br />알고보니 마법을 전해준 용족이나 마족이 사기를 친거다.<br /><b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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