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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들어오던 간택을 당할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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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동네에서 이사나간 집이 좀 있습니다.



오늘 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데, 집으로 가는 기나긴 언덕길 저만치서 어떤 청년이 동네에서 못 보던 고양이님과 실랑이(?)를 하고 있더군요.

그 청년은 제 갈 길을 가려고 했지만, 고양이님이 계속 앞을 막아서며 갈 길을 막고 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무심히 바라보며 옆을 스쳐 지나가려고 하던 순간!

청년과 실랑이를 하던 그 고양이님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제 등장 덕분에 고양이님의 관심에서 멀어져버린 그 청년은 황급히 다시 갈 길을 가고..

고양이님은 물 흐르듯 제 앞을 막아서며 '너, 내 집사가 되라!' 를 시전하셨습니다.



제가 걸어가는 길 앞을 야옹거리며 뛰어가서, 도도하게 엉덩이를 내 보이며 길을 계속 막아서더군요.

아무리 봐도 보호를 요청하는.....크흠! 시중을 들어 줄 새로운 집사를 구하는 그런 제스추어였습니다.

게다가 어느 아주머니께서 접시에 담긴 사료를 진상하려고 하는데도 그대로 무시하고 청년과 저를 간택하려는 그 모습..



황송하게도 고양이님의 집사로 간택을 받은 입장입니다만, 저는 제 스스로의 앞가림도 하기 힘든 처지라 고양이님의 앞가림까지는 도저히 불가능한 상태였으므로 눈물을 머금고 집까지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집 대문을 넘어서서 들어간 뒤에도 한참동안 대문 앞에서 야옹거리며 호출을 하고 계시더군요..





짙은 회색인 털 색을 보니 러시안 블루, 최소한 그 잡종인 것 같고.. 몸도 퉁퉁 불어있거나 비쩍 말라있지 않은 채 균형잡혀 있고, 낯선 사람도 경계하지 않고 누구든 달라붙는데다, 먹이를 주려는 아주머니는 무시하고 달라붙는 대상이 남자 뿐인걸로 보아..



최근 이사간 집에서 어떤 남자가 키우던 고양이가 버려진 걸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슬프게도 개냥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제 집이 아니라서 동물을 키울 수 없기에, 대문 앞에서 야옹거리는 울음소리를 뿌리치고 들어올 수 밖에 없었지만 뭔가 마음 한 구석이 짠해지는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 동물 밥을 챙겨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오늘 만난 그 친구도 굶을 염려는 없을 것 같지만.. 사람의 보살핌을 받아 온 고양이가 당장 도시의 정글(?)에서 적응을 잘 해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은 되네요.



앞으로도 여기 동네에서 눈에 띄면 사료라도 챙겨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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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8 00:55:22 (3717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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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1

souloflord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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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 집사가 될 권리를 주마!

dud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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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받겠습니다!!'   '필요없어!!'

<div><br /></div>

<div>여튼 도망친 입장에서 뒷맛이 깔끔하지 않네요..</div>

에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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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간택받기(?)에 그 책임은 무겁죠.&nbsp;

dud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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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반려동물과 함께 한다는건 가볍게 선택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요..

메타트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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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출근할때 고양이 한마리가 게속 따라오던데....

<div>키우고 싶었지만 출근길이라.....ㅠ_ㅠ</div>

dud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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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ㅏ.. 고양이님...

궁상해탈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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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택을 받았지만 그에 응할수없는 그 심정이란......<img src="/cheditor5/icons/em/em53.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

dud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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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잘 살아주기를 바래야지요

<div><img src="/cheditor5/icons/em/em19.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br /></div>

기계교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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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음만 먹으면 집사는 비교적 난이도가 낮다고 생각합니다. 집, 밥, 모래만 챙겨두면 기본 준비는 끝나고 돈 크게 들어가는 것도 예방접종, 중성화 정도니까요. 고양이는 영역동물에 비교적 외로움도 덜타고 자율배식이 가능하다고 하니 혼자살아도 키우는게 가능하다고 하죠. 물론 돈 좀 들이려고 하면 얼마든지 들일 수 있겠지만요.



<div><br /></div>

<div>참고로 전 키우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있을 뿐, 아직 키우진 못하고 있습니다....<img src="/cheditor5/icons/em/em31.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dud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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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집 주인이 발톱 갈아대는것 등등을 이유로 동물은 금지해둔 터라..

나같은잉여가어딨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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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파트 앞 놀이터에서 왠 새끼고양이가 간택을 시전한 적이 있습니다.<img src="/cheditor5/icons/em/em75.gif"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alt="" border="0" /><br /><br />차마 키울 상황이 못 되는지라 그냥 좀 쓰다듬어주고 도망갔네요.<img src="/cheditor5/icons/em/em11.gif"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alt="" border="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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