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바로 원작의 재탕이 되어버린다는 것이겠죠.
지금 제가 딱 그걸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창게에서 그리스 로마신화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쓰고 있는데 이제 슬슬 아르고 호 원정이 나올 때가 됐습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한참 후의 시점인걸 생각하면 유일하게 주인공이 참가할만한 그리스 로마신화에서도 손에 꼽히는 대형 이벤트죠.
저도 처음에는 당연히 참가시키려고 생각했었는데 슬슬 쓸때가 다가오니 고민이 심해졌습니다.
쓸게 없어요.. 너무 길고 + 너무 상세하고 + 원정이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삼박자가 맞아버리니 주인공이 할게 없습니다.
좀 짧았으면 원전은 조금 생략하고 주인공 관련 이야기만 집중적으로 썼을거고
좀 덜 상세했으면 나름대로 새로운 시련을 추가해봤을테고
하다못해 원정이 고난을 많이 겪는 전개였다면 거기서 도움을 줄수 있었을텐데
너무 길고 상세하고 유명한터라 한 두개는 어떻게 바꿔 본다 하더라도 대다수 여정이 원전 복붙이라 이미 다들 아는 내용을 한참 써야할 판..
그렇다고 이걸 죄 스킵하자니 여정의 태반을 날려먹는 꼴입니다.
가장 골때리는게 여정 도중에 희생이 나기는 나는데 정말 국소적인 수준인데다 그리 유명하지도 않은 인물들 뿐이라 그거 바꾼다고 이야기 쓰기도 힘들고 나머지는 그냥 알아서들 잘 헤쳐나갑니다.
왜 책속에 들어가는 계열의 소설들이 죄다 원작은 되게 빡세고 실패투성이라고 설정하는지 알것 같은 기분.. 원작이 너무 성공적이니까 딱히 쓸 내용이 없습니다.
소설 써보기 전에는 왜 IS가 팬픽이 그렇게 쏟아지는지 머리로는 이해해도 확 와닫지는 않았는데 지금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원래 목표가 아르고 호 원정 전후로 몇개 에피소드를 쓴다음 완결! 하려고 했는데 정작 그 중간 디딤돌이 빠져버렸네요.
아예 빠지기도 그렇고 어쩔 수 없이 어떻게 참가해볼만한 에피소드만 몇개 남기고 나머지는 빠르게 넘어가는 식으로 할까 고민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