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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_네타] [스테판울프] 불로불사는 헛된 거라는 걸 보여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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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플래시 애니메이션과 게임이 한창 유행하던 00년대 시절을 장식한 게임들 중 하나인 데 우리나라엔 티벳탈출기라는 이름으로도 들어왔었죠.


플래시게임들은 대부분 별 내용이나 설정이 없는 미니게임인 데 이 게임은 플래시게임치고는 깊고 자세한 스토리와 어렵지만 재밌는 퍼즐들이 아주 훌륭했었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X 크리처스 프로젝트라는 계획을 둘러싼 비밀을 찾아나가는 건데 크게 6편으로 나뉘어져 있고, 주인공은 게임 제목 그대로 스테판울프라는 야인과 메그 크림슨라는 기자 둘입니다. 처음 시작할 땐 메그가 상사의 의뢰로 스테판울프를 찾으러 아프리카로 왔다가 그곳 원주민들의 습격을 받는 데 덕분에 시작하자마자 화살들이 날아와서 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바로 죽기 쉬워서 어렸을 때 꽤 공포였습니다.  그렇게 진행하다가 원주민들에게 잡힌 뒤에 메그가 1편 내내 원주민 마을에서 어찌어찌 탈출해 같이 잡혔던 카메라맨이 그 원주민들이 숭배하는 모켈레 음벰베라는 괴물에게 제물로 바쳐질 거라는 걸 알고 그를 구하러가는 데 이 시점에서 스테판울프를 만나게 됩니다. 모켈레 음벰베는 링크된 문서를 보시면 알겠지만 생긴 건 영락없는 용각류 공룡인 데 용각류들이 초식동물들이었던 것과는 다르게 육식을 하고, 그만큼 잘못 건드리면 그날로 세상 하직할 수 있을 정도로 흉폭한 녀석입니다. 스테판울프가 어찌저찌 고생해서 미리 만들어둔 마취제로 괴물을 잠재워서 위기를 모면하는 데, 그 뒤에 카메라맨이 주사기로 괴물의 피를 뽑는 장면이 나오면서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걸 암시하죠.



2편 무대는 티베트인 데 주인공들이 여행 중에 중국 인민군한테 습격당해 그 군인들을 피해가면서 게임을 진행합니다. 그렇게 진행하다보면 1편에서 메그랑 동행했던 카메라맨이 인민군과 한통속이었고, 메그를 인질로 잡은 뒤 스테판울프한테 예티의 피를 뽑아오라고 협박합니다. 예티가 살고있는 동굴에 도착하면 카메라맨이랑 동행했던 군인 2명이 먼저 동굴로 들어가봤다가 예티한테 끔살당하고, 그 뒤에 스테판울프가 들어가서 어떻게든 예티를 기절시킨 뒤 피를 뽑아냅니다. 예티는 다들 아시다시피 현실에서도 히말라야 어딘가에 살고 있을 거라고 여겨지는 커다란 유인원 괴물인 데 작중에서 군인들을 살해한 것과는 다르게 주인공과는 마주쳐도 오히려 자기가 도망쳐버리기 때문에 딱히 살해당할 걱정은 없어서 무섭지는 않더군요. 그렇게 뽑은 피를 갖고 나온 뒤에 카메라맨이 총으로 주인공들을 위협할 때 예티가 동굴에서 나와 카메라맨을 붙잡고 주인공들은 그 틈에 도망칩니다. 카메라맨이 어떻게 됬는지는 안 나오지만 아마도 전에 죽은 군인들 뒤를 따라갔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치만 1편에서 자길 구해줬던 메그를 배은망덕하게 통수치고 인민군과 한통속으로 짰던 거 때문에 인과응보라는 생각밖에 안 드네요. 



3편은 전체적으로 가장 무서운 에피소드인 데, 초반엔 메그가 알비노라는 킬러에게 죽을 뻔한 데다 스테판울프가 남극의 버려진 연구소에 갔는 데 들어가자마자 에루카라는 웬 징그러운 돌연변이 원숭이가 나오는 데다 그 원숭이를 처리한 뒤에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미라화된 과학자들 시체에 사방에 피가 즐비한 데다 연구소가 박살난 원인인 헤루카-1이라는 흉측한 괴물이 있습니다. 이 괴물은 덩치는 보통 사람 크기지만 처음 나올 때부터 사람 머리를 들고 있는 데다 여기저기 휘젓고 다니면서 주인공과 마주치면 회피 불가능 이벤트가 나오면서 바로 공격하기 때문에 그 시절엔 정말 보통 무서운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처음 봤을 땐 그날 잠도 못자고 밤을 샐 지경이었죠. 그치만 빛을 싫어한다는 약점이 있어서 주인공이 그걸 이용해서 한곳으로 몰아붙인 뒤에 마취총으로 제압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스테판울프의 본명과 정체가 나오는 데 알렌 케인이라는 과학자였고, 과거에 이 연구소에서 했었던 X 크리처스 프로젝트에 참가한 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만 불미스런 사고로 같이 참여했던 아내 셸리 톰슨과 다른 과학자들이 사망하는 바람에 낙심해서 알렌 케인의 신분을 숨기고 잠적한 거 였습니다. 또 헤루카-1의 정체도 곧 밝혀지는 데 본래는 사람이었으며,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셸리 톰슨 본인이었습니다!  프로젝트의 목적인 약을 만든 뒤에 본인 몸에 직접 시험해봤는 데 그만 부작용으로 저렇게 된 거였습니다. 그런 뒤 바로 프로젝트를 추진한 회사 CEO인 레지 도노반이 나타나서 셸리를 인질로 삼아 주인공들한테 괴물의 피를 두 개 더 뽑아오라고 협박합니다.



그래서 4,5편에선 도노반이 시키는 대로 북유럽, 푸에르토리코로 가서 크라켄, 츄파카브라의 피를 뽑아오게 되는 데 그 와중에 북유럽에선 자연의 비밀을 파헤쳐선 안된다면서 테러도 거리낌없이 자행하는 단검단이라는 급진 환경보호단체, 푸에르토리코에선 츄파카브라를 숭배하고 사람을 납치해서 동물의 피를 뿌린 뒤 츄파카브라한테 제물로 주는 사이비 종교단체가 적으로 나와서 주인공들이 여러가지로 고생합니다(...). 크라켄은 알다시피 바다 속 심해에 사는 거대한 오징어 괴물이라서 특수한 잠수정을 타고 밑으로 내려가는 데 덩치가 덩치라서 처음 게임상으로 봤을 땐 꽤 심장 졸였습니다. 츄파카브라는 동물의 피만 먹고 살고 사람한텐 원래 해를 끼치지 않는 애지만 위의 사이비 광신도들이 본인들이 만든 오카리나로 츄파카브라를 조종하면서 사람을 습격하게 만드는 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주인공들의 활약으로 교주가 츄파카브라한테 죽고, 오카리나도 알렌이 부숴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이리저리 이용당하거나 사람을 공격할 일은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피를 다 뽑아온 뒤에 그걸 섞어서 혈청을 만드는 데 도노반이 왜 이런 계획를 실행했냐하면 조상 대대로 가지고 있던 베르너 증후군이라는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희귀병을 고치고 불로불사가 되기 위함이었습니다. 실제로 도노반은 작중 4-50대 정도 나이인 데 머리가 벌써 새하얘진 것에서 암시가 되었죠.



그리고 마지막 6편은 도노반이 혈청을 손에 넣은 뒤에 주인공 일행을 토사구팽할려는 걸 피해서 탈출하는 내용인 데 마지막 에피소드답게 난이도가 상당히 어렵고 적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도 매우 위험합니다. 그 와중에 셸리는 해독제를 맞고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해독제의 부작용으로 시한부 인생이 되어서 얼마 못가 알렌 곁에서 죽고,  알렌은 분노해서 탈출하기 전에 도노반한테 복수할려고 하는 데 도노반은 혈청 부작용으로 헤루카-2가 되어서 곁에 있던 부하들을 끔살하고 주인공한테 달려듭니다. 마지막 최종화는 헤루카-2를 죽이는 건데 워낙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해서 GPS에 안 잡히고, 외모도 헤루카-1보다 흉측하고 힘도 맷집도 훨씬 세서 알렌이 연구소에 있던 미사일을 3방이나 맞춘 뒤에야 겨우 죽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짧은 자기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 수단방법 안 가리더니만 결국엔 괴물이 된 채로 비참하게 죽고 말았으니 여러모로 인과응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메그는 작중 내내 자기들을 도와줬던 옥타비오 산체스라는 과학자랑 같이 배를 타고 탈출하고, 알렌은 배에 타진 못했지만 그래도 복수를 한 뒤 혼자 어떻게든 탈출 성공해서 메그가 탄 배를 어디선가 지켜보는 걸로 끝납니다.



그 당시엔 영어를 잘 몰라서 혼자서 잘 진행을 못하고 브금도 전체적으로 음산하고 긴박해서 무서워한 게임이지만 그래도 명작이라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올해 2021년부터 어도비 플래시가 서비스 종료되서 더 이상 플래시 애니 및 게임에 들어갈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섭섭해서 한번 올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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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2

물리학도2012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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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자체는 수작 혹은 명작일지라도 불로불사에 가까워지려는 노력 자체가 나쁜 것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div><br /></div>

<div>애초에 의학에서 중요하게 연구하고 있는 것들 중에는 수명을 연장하거나 노화를 늦추거나 역전시키는 것들도 있지요. 그리고 제한적이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 것들도 있죠. 게다가 트랜스휴머니즘 커뮤니티에서는 육체의 기계화를 통한 수명연장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죠.</div>

<div><br /></div>

<div>물론 진정한 불로불사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존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노화를 역전시켜 건강한 삶을 살게 하는 연구 자체가 헛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div>

Dracak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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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저기서 묘사하는 불로불사는 과정이나 결과나 타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거라서 저런건 하면 안되겠죠.애초에 멀쩡한 야생동물 피 뽑아서 사람한테 실험한다는 정신나간 계획이라...

물리학도2012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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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그런 비윤리적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네요.

불타버린공복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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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불사가 헛되기 보단 불로불사가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었을때만 헛된 거 같어요.<br />불로불사는 개인적으로 돈 같은 거라 봅니다. 있으면 좋고, 유용하지만 거기에 매몰되면 인생이 시궁창으로 바뀌는 거지요.

<div>근데 게임 재밌어 보이네요. 사라지기 전에 한 번 해볼걸.</div>

크로이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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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게임 중 손 꼽히는 갓작이죠. 아쉬운 점은 공략을 봐도 못 깨서 넘긴 편이 몇 개 있다는거....

레드K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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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불사가 부질없다는건 '여우와 포도'같은걸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룰 수 없으니&nbsp;<span style="font-size: 9pt">어차피 별것 아닐거라며 체념하는 상황이요.</span>

D4C서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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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죽고싶지않은사람은 내일도 죽고싶지않을테고 모래도 죽고싶지않을테니 사람들은 누구나 불로불사를 꿈꾸는거죠

<div>그걸 추구하려다가 오히려 일찍죽는게 어리석을뿐</div>

Tenki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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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라 그런가 적들이 추격하거나 시간제한 있는 스테이지들은 도저히 못하겠어서 결구 몇 스테이지만 매번 클리어했었죠.

<div><br /></div>

<div>그러다보니 나중엔 스태판울프같은 느낌으로 플레이 가능한 스쿠비두도 우연히 발견해서 그것도 열심히 플레이했죠.</div>

<div><br /></div>

<div>다 그립네요.</div>

<div><br /></div>

<div>다시 할 수 있을까...</div>

레사기르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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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아크에서 가능하네요. 전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있긴있어요

Dayai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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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테판 울프랑 아케인(탐정 아칸이라고도 하죠)을 어렸을때 정말 재미있게 했었네요

난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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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울프 시리즈의 괴물들은 므켈레 음베베도 원주민이 인신공양 한거니 제외하고 죄다 인간을 공격한적도 없는데 어거지로 공격하게 하거나(츄파카브라) 굳이 은신처를 들쑤신거나(예티, 크라켄) 한경우니 결국 자연을 건드려서 피보는건 인간들 이라는게 되죠

Neoterr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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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추억의 게임이었죠. 너무 어려워서 전부 다 클리어해 본 적은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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