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에게 작업 걸었던 썰
2019.10.2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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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샤브집 주인 아스펠입니다.
요새 머리가 어떻게 된 모양입니다.
1인샤브라 해도 저희 가게는 혼자 오는 손님이 별로 없습니다. 대개 둘이 와서 나란히 앉아 먹는 겁니다.
같이 밥먹는 두 사람이니, 부부나 애인의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 손님들도 그랬습니다. 젊은 부부 아니면 애인이겠죠.
가끔씩 그런 경우가 있죠. 처음 봤을 텐데 왠지 전에 본 것 같은 사람.
저는 그냥 그 인상이 익숙해서 그런 거지 분명히 처음 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그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확실히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나는 그렇게 부담스러운 쌍커풀 가진 남자는 대학교 때 동아리 같은 학번 재수생 형 말고는 본 적 없어.
근데 이게 일방적으로 그러는 경우는 별로 없고, 대개 서로 그런 인상을 받곤 하죠.
이 손님들도 그랬습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어, 이 분 어디서 봤지? 어...."가 나오더군요.
이런 게 신기한 일이기는 하지만 없는 일도 아니고, 그 때 좀 바쁜 시간대라서 저는 그냥 신경 안 쓰고 일이나 했습니다.
하지만 손님들은 안 그러시더군요. 그야 밥먹는 시간인데 바쁠 게 뭐 있어. 나는 일하는 시간이지만. 신경이 쓰이면 물어보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
결국 여자분이 제게 직접 물어보셨습니다.
"저기, 우리 어디서 본 적 있나요?"
귀 찮 아.
그래서 대충 넘겼습니다.
"글쎄요........저는 TV에선 뵌 것 같은데."
.......내가 말하고도 내가 식겁했다.
실은, 여자분은 묘하게 배우 상이었거든요. 그냥 연예인 누구 닮은꼴 같은 느낌으로.
그래서 대충 진짜로 본 적 없다는 느낌을 전하려는 의도였는데 말하고보니 이게 뭐여. 이 싸구려 작업 멘트가 리얼에서 나온 겁니까. 아니 그보다 내 입에서 이런 게 나온 겁니까. 그것도 옆에 애인 있는 사람한테.
심히 당황했는데
당신은 왜 또 거기에 진심으로 심쿵하는 표정이 되어 있어?
옆에 애인 있는데! 옆에 애인 있는데!
뭐, 까놓고 말해 제가 손님을 진짜 연애상대로 절대 보지 않았으니까 그런 말도 부담없이 한 거죠. 그러니까 "저분이 TV에 나왔다는 말이겠지" 같은 식으로 덕담 되돌리려 하지마. 하지 말라고. 잘생기지 않은 거 내가 가장 잘 아니까 하지 마.
남자분은 대체 무슨 날벼락일까. 뭔가 이거 갖고 "당신도 이 정도는 말해" 같은 압박 들어가는 것 같았는데 되게 미안하네. 이건 손님에 대한 립서비스가 아니라 그냥 말이 미끄러진 겁니다. 맙소사 내가 그런 말을 할 줄은. 말을 하고도 내가 정신적 충격을 받았......
근데 이런 말도 안 되는 멘트를 하게 되다니, 저도 진짜 아재가 되었군요. 나이 먹었다는 게, 몸이 아니라 마음에서 젊음이 사라졌다는 걸 이런 일로 자각하게 될 줄은 몰랐어.......
진부하고 부담스럽고 절대 먹히지 않을 그런 멘트, 하고서 자기가 부끄러워지는 멘트를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자기가 나서서 하다니.......실화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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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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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통조림 게으름뱅이 편집자 아스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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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0
뷰너맨님의 댓글
아스펠님의 댓글의 댓글
<div>솔직히 제 말이 되게 뜬금없이 훅 들어간 거라서 어느 모로 봐도 진짜 작업은 아니라는 게 딱 보이는 상황이라.</div>
뷰너맨님의 댓글의 댓글
아스펠님의 댓글의 댓글
뷰너맨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손x들이 언제는 그런 거 생각하고 난리를 피우겠습니까. 상식적이라면 주먹이 오고갈린 없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식적으로 존중을 하기에 존중 받을 수 있는 분이나 그렇죠.<img src="/cheditor5/icons/em/em56.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div><br /></div>
<div>손x들은 그런 거 없슴다.<img src="/cheditor5/icons/em/em62.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 그냥 지가 수틀리면 난리지요.<img src="/cheditor5/icons/em/em3.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div><br /></div>
<div>아무튼 문제가 없으셨다면 다행입니다.<img src="/cheditor5/icons/em/em76.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아스펠님의 댓글의 댓글
쿠루와님의 댓글의 댓글
'설마는 언제나 사람을 잡는다.' 입니다.
다시는 설마를 무시하지 마십쇼!!
페이퍼타월님의 댓글의 댓글
좀 돈 내고 얌전히 나가아아아아아
DAEITW님의 댓글
아스펠님의 댓글의 댓글
steelbear741님의 댓글
아스펠님의 댓글의 댓글
nick인가님의 댓글
아스펠님의 댓글의 댓글
강바람님의 댓글
아스펠님의 댓글의 댓글
은나노군님의 댓글
노히트런님의 댓글
사장님입담좋으시네..정도로 받지 작업건다고는 생각 안할거 같은데..
시간의방랑자님의 댓글
사도네는사랑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