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마이페이지대화방IRC미니온LAB운영자에게타입문넷 RSS  접속자 : 375 (회원 282) 오늘 24,652 어제 33,613 전체 73,181,755  
네타딱지 붙였다고 해도 제목에서부터 까발리시면 안되시지 말입니다.
총 게시물 34,095건, 최근 6 건
   
[영상물/네타]

[너의 이름은/스포] - 마치 건더더기 없는 녹차와 같은 깔끔함 그리고 여운(스압)

글쓴이 : 물길랩소디 날짜 : 2017-01-11 (수) 16:34 조회 : 1168
글주소 : http://www.typemoon.net/review/342211
 
 *아마도 굉장히 지리멸렬합니다. 주의를
 * 링크는 루리웹에 올린 버전입니다. 사진, gif, 최종수정까지 되어 있으니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1) 들어가는 글

 최근 예몌율 1위와 박스오피스 몇백만- 등등 여러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유명한 애니메이션인 "너의 이름은"의 감상평입니다.

 요 몇년 들어 디즈니를 제외하고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흥행하며 눈에 끌리는 건 매우 드문 일이었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나 센과 치히로와 같은 지브리 작품이 아니면 은연중에 개봉했다가 묻혀 소리소문 없이 사그라들거나 그 작품 팬만 잠시 열광했다 사라지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너의 이름은"이란 작품은 상당히 이례적인 케이스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지브리>"나 "디즈니"라는 이명을 빼고 이렇게 선전한 경우는 정말 처음이라봐도 좋겠죠.
 물론 저는 이 작품의 감독인 "신카이 마코토"에 대해서 중학생때 일본어 선생님이 틀어준 "초속5cm"를 보고 싫을 정도로 뇌리에 각인하고 말았습니다.
 본래부터 현실보다 더 아름다운 배경을 만들어내는 그 특유의 스타일도 그렇지만 하필이면 주인공들의 성장과정과 전개-그리고 마지막 엔딩에 이르러서 씁쓸하기 그지없는 현실을 들이대는 부분에서 저의 심리적인 부분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덕분에 그 작품 이후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을 보지 않게 된 건 필연일까요. "언어의 정원"도 "별의 목소리"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나왔던 "너의 이름은"도 본래라면 가볍게 킵하고 넘어갔을 확률이 높았습니다.

 다만 다른 때와 달리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고 실시간으로 수많은 패러디와 감상평이 올라올 정도였기에 음, 꽤나 인기 있구나-라는 감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스쳐지나가면서 "일반인이 보기에도 문제없다-"라는 감상평과 최근 들어 애니메이션 작업 때문에 집에 틀어박혀있기만 해서 영 그런 감도 있다는 여러 요인이 합쳐져 누님을 권해 영화관을 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때 누님이 거절했으면 안 갔겠지만 누님도 딱히 보고 싶은 영화나 다른 계획도 없었기에 보러 가게 됐습니다만- 적어도 이때까지는 어떤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취향은 각자 다르고 다른 사람이 얼마나 명작이라고 이야기해도 결국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른 법이지요. 그래도 최소한의 재미는 보장된다는 것만을 생각하고 차분히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2) 영화를 관람하면서

 그리고 영화의 시작과 함께 누군가를 회상하는 남녀의 모습을 보인 뒤- 화면의 전환- 속옷과 옷벗는 씬에서 살짝 부끄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혼자서 보면 어쨌든 누님을 데려와서 본 건데!-지만 뭐 같은 성인인데 그러려니하고 넘겼습니다. 대놓고 섹X어필 한 것도 아니니까요.
 그리고 시작되는 신카이 마코토 특유의 입 벌어지는 배경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미친 프레임과 360도 카메라에 (저걸 언제 그리냐...우아..) 감탄하면서 점점 몰입해갑니다.

 특이하게도 신카이 마코토가 대중을 의식하고 상업성을 두고 만들었다는 게 실감나는 부분이 참 많았는데 나쁜 의미가 아니라 상당히 좋은 의미로 이 감독이 바꾸었다는 감상이 강했습니다.
 일단 시종 진지하고 묵직했던 초속5cm때와는 달리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그리고 청소년들의 이야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틴(teen) 스틸이 많았던 점입니다.
 사실 주제 자체는 남녀의 사랑-이라는 부분은 공통되지만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통상적인 청소년들의 특유의 톡톡 튀는 느낌은 적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디스왑이라는 사실 최근 들어서는 그렇게까지 희귀하지 않은 설정을 채용했고 그 설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요소를 또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보여준 점이 먼저 좋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사춘기 남성답게 미츠하의 가슴을 시종일관 주무르는 타키의 모습에 처음에는 조금 거북할 수도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이 주무르는 씬이 이 애니의 몇 할은 가져가는 중요한 개그씬이며 또한 이런 틴적인 요소를 자연스럽게 배치해주는 좋은 연출로 볼 수 있었던 게 참 좋았습니다.
 (특히 최후의 바디스왑때 여동생이다!라며 감동적인 장면에서 가슴을 만지며 질질짜는 장면과 요츠하의 "야바이 야바이 야바이(미쳤나봐, 돌았나봐. 위험해...)"는 일반인 감성인 누님에게 핀포인트로 적중하더군요. 물론 극장에서 보던 분들도 공통적으로 뿜더군요.)

 거기다 초반부에 타키와 미츠하가 뒤바뀌면서 서로의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는데 대부분 부정적인 요소보다는 긍적적인 요인으로서 적용되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도 어찌보면 흔히 바디스왑물에 적용되는 클리셰에 가깝기도 합니다. 본래의 성향이 반전되어 소심하고 말이 저던 시골소녀가 갑자기 대담하고 시원스러운 미소녀로서 다른 남자들이 군침을 삼키는 모습이나 원래 좋은 남자아이였지만 의외로 여성적인 면과 공감할 수 있는 즐거움이 늘어 급격히 호감을 가지게 되는 남자아이라던가- 이런 부분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장면은 자연스럽게 흐뭇해지는 장면이 아니었을지.

 그리고 주기적으로 복선과 떡밥을 던져주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특히 티아메트 혜성이 내리는 장면을 미츠하가 있는 장면에서 노골적으로 틀어주는 부분과 타키의 일상이 지극히 적게 드러나는 부분도 상당히 의도적인 연출로 보이죠.(물론 일반적인 도시태생 남아보다도 가정사가 복잡하고 상당한 시골-거기다 무녀라는 입지에 있는 미츠하의 일상쪽이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추게 되는 건 당연하다고 봅니다만.)
 그렇게 두 남녀가 일상을 구가하면서 점점 조용히 클라이막스로 다가가는 것을 차분히 감상했습니다.

 (3) 당연한 비판점

 다만 이 작품을 본 뒤의 비판점을 보면 대부분 개연성에 대한 것을 논의합니다. 대개 최조의 바디스왑보다는 타키가 술을 마시고 과거로 돌아가 다시 스왑한다는 이야기라던가 타키와 미츠하가 왜 그렇게까지 서로에게 끌리다 못해 사랑해버리는가- 최후의 최후에 어떻게 아버지를 설득했는가- 등등 요컨대 개연성이라는 부분을 꽤나 비판받더군요.

 확실히 이렇게 따지고보면 "너의 이름은" 그 자체는 이야기로서의 개연성이 부족해보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애초에 바디스왑 자체가 비현실적 판타지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사실 이야기적으로 상당히 생략된 이야기가 많은 건 사실입니다. 물론 여기서 몇개는 반론이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지만 사실 이 모든 걸 작중에서 설명하는 건 사실 상당히 멋없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말처럼 무작정 기적이나 우연으로 일이 처리되버리면 이야기의 질이 떨어진다는 건 아주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어떻게보면 이야기의 주제에 있어 사랑하는 남녀의 이야기라는 점은 일관되며 기적에 대한 명확한 매커니즘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런 "기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토대 자체는 제대로 깔아놨다고 봅니다. 미츠하의 집안과 할머니의 "무스비"라는 인연에 대한 이야기, 이것만 보더라도 동양에서 흔한 "붉은 실"에 대한 개념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거기에 타키와 미츠하의 서로의 관계에 대해서지만 서로 본적도 없지만 몸이 바뀌면서 서로의 생활을 은연 중에 즐기면서 서로에 대해서는 문자를 남겨서 불평을 하거나 점점 허물없에 가까워져갑니다. 사실 누군가가 반박하길 사람이 사귀는데 이유가 있냐? 라고 하듯이 그런 부분도 없진 않겠지만 이렇게 서로가 몸이 바뀌고 서로의 입장을 체험하면서 누구보다 허물없이 가까워지는데 어찌보면 가족보다 깊은 사이가 아닌가-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싶더군요. 그런 점에서 서로가 서로를 "자신" 그리고 나아가 "자신의 것"처럼 여기게 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야말로 또다른 자신의 분신이지요.
 러닝타임의 특성상 꽤나 빠르게 지나갔지만 중간중간 넘기듯이 보여주는 장면들을 보면 타키는 타키대로 미츠하는 미츠하대로 각자의 몸으로 서로이 이야기를 만들어나갑니다. 미츠타키는 시원스러운 여장부로서, 타키미츠는 귀여우면서 여성스러운 남자아이로서 서로의 관계에 영향을 주고 또한 메모를 통해 서로에게 불평하며 악우처럼- 그리고 어느 세 파트너가 되어갑니다.

 그런 남녀가 서로에게 끌리는 건 당연하지 않았았을까- 1회차때부터 쭉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뭐 서로 비쥬얼에 대해 불평이 없었던데다 사실 몸이 바뀌고나서 곤란해하면서도 은연중에 즐겼던 건 사실이고 남들이 모르는 "비밀"을 자신들만이 공유하고 있었던 것- 이거 그냥 커플 아닙니까? 라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죠. 거기다 서로 "꿈"이기에 자각하지 못하지만 어느 기점으로 서로가 만날 수 없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미츠하"는 자신의 감정을 빨리 깨닫습니다. 계기는 흔하지만 자신이 주선한 데이트입니다. 그로 인해 본래 타키의 사랑을 응원하던 자신이 어느 센가부터 "타키군"이 다른 사람과 이어지는 의미를 깨달을 셈입니다. 그 결과 그녀는 학교를 째고 당일치기로 교토를 가는 행동력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리워하던 타키군을 만났지만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상징인 머리끈을 넘겨주고 오고 그대로 머리카락을 자릅니다. 이것도 알기 쉽죠. 실연한 여자가 머리를 자른다-는 이야기는 말이죠.

 이런 느낌으로- 물론 사실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과 추리가 굉장히 들어갔습니다만 관람객들의 대부분은 그런 부분을 은연중에 알아채리라고 봅니다. 실제로 저도 개연성을 꽤나 중시하는 타입이지만 굳이 거기까지 깊게 팔 정도로 이야기로서 부족하다고는 느끼지 않았습니다. 후반부의 혜성충돌 직전의 상황은 꽤나 스무스하게 넘어가버리지만 사실 사건보다 타키와 미츠하의 감정선을 드러내는데 총력을 다한 느낌이었습니다. 실제로 그게 먹혔구요. (손바닥의 좋아해(스키다)가 그 절정이죠)

 하지만 이런 개연성을 빼더라도 이야기로서의 완성도가 내려갔다고는 생각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영화라는 특유의 러닝타임에 있어서 결코 쓸데없는 장면을 넣지 않고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은 꽤나 중요하다고 봅니다. 만약에 이 영화가 중간에 루즈하게 늘어지는 장면- 특히 설정에 관한 설명에 쓸데없는 시간을 들였다면 흥행요소에 상당히 방해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실제 이 영화를 보면서 애니 특유의 루즈함이 느낄 수 없었던 것은 꽤나 크다고 봅니다. 
 그나마의 설정 설명이라 할 수 있는 할머니의 "무스비"에 대한 설명도 생각보다 작위적이지 않았습니다. 실제 미야미즈 신사의 계보인 할머니와 손녀들이라는 입장과 그 장소, 그리고 미츠하와 요츠하가 만든 입 술(쿠치카미사케)를 들고서 미야미즈미 신사로 향하는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화면이 전환되기에 신비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사람들의 머릿속에 그 장면이 자연스레 각인됩니다.

 물론 그래도 거슬린다고 생각된다면 그건 역시 보는 사람의 취향에 따른 거겠죠. 저도 그런 개연성에 대한 아쉬움을 아예 버린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래도 그 이상으로 타키와 미츠하의 서로에 대한 감정선과 몰입에 의한 잔잔한 여운이 강했던 건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4) 클리셰와 클리셰의 클리셰

 앞에 글을 쓰면서도 빈번히도 말하지만 사실 소재들은 정말 어디에서라도 썼던 것들의 종합에 가깝습니다.
 남녀가 몸이 바뀌면서 사랑을 하게 된다는 것만해도 우리 나라에선 "시크릿 가든"이란 드라마로 유행했었죠.
 물론 남녀의 몸이 바뀌는 정확한 설정은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물론 "누군가"의 의도가 없지는 않았지만 결국 "기적"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죠.

 이야기의 전개도 클리셰를 따르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붉은 실에 대한 설정도 어찌보면 동양사 개념의 클리셰(억지다)라고 봐도 좋고, 바디스왑으로 인해 성격이 바뀌면서 왜인지 긍정적인 요소로 자리잡는다던가, 서로 몸이 바뀐 두 남녀가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도 어찌보면 어디에선가 썼던 이야기나 클리셰를 가져왔다고 해도 딱히 이상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당연하지만 왕도가 왜 왕도이겠습니까. 먹히기 때문이죠.
 단지 단순하게 왕도를 답습하기만 해선 무의미합니다. 기적의 요소도 역행의 요소도 분명 어딘가의 작품에 쓰여 어찌보면 흔한 이야기지만 그런 "클리셰"를 이용해 아름답고 여운을 남기는 작품을 만드는 건 또 별도의 이야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너의 이름은" 어찌보면 클리셰가 넘치는 작품이지만 그런데도 이상하게도 그것이 모조품처럼 느껴지는 부분은 적습니다.
 확실히 클리셰는 클리셰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감독이 나타내고자하는 두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사랑에 대한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누구라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해버린 것 같습니다만, 이러한 클리셰를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흐르게 할 수 있었던 부분도 이 작품의 큰 매력중 하나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5) 기적과 여운

 사실 플롯으로 보면 상당히 단순한 이야기입니다.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의 갑작스런 바디스왑과 그로인한 일상을 그리다가 어느 순간부터 스왑이 사라지고 자신과 몸이 바뀌던 여자아이를 찾다가 사건의 진상에 도달해 한번 좌절하고 그 도중 자신의 "꿈"에서 얻어왔던 자그마한 그야말로 실날같은 단서(희망)에 붙들려 남주인공이 단 한번의 기적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를 가로막던 시간,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고- 대신 마치 대가인 것마냥 서로에 대한 것을 잊게 됩니다. 하지만 어렴풋이 남은 공허함을 채워줄 누군가를 무의식중에 찾아다니고 마지막에 서로가 서로를 보고 뭔가 모를 기쁨을 느끼면서 재회하는 것으로 끝나는 이야기입니다.

 어찌보면 아주 단순하고 어디에서나 보기 흔해보이는 이야기지만 당연히 전체 이야기만으로 모든 걸 평가할 수 없다는 게 이런 거겠죠.
 신카이 마코토 특유의 아름다운 배경과 의외로 그 짧은 시간 내에 알 수 있는 캐릭터들만의 고유한 캐릭터성이 버무려져 누구에게나 이입하기 좋은 장치로서 쓰였던 게 아닐까 생각이 되더군요.

 톡까놓고 비판할 생각은 없지만 최근에는 애니메이션을 보고나 만화를 봐도 개연성을 떠나 작위적인 경우가 꽤 많았던 것을 기억합니다.
 ("너의 이름은"을 제외한 애니메이션은 최대한 스포가 안되게끔 썼습니다.)
 예를 들어 "아노하나"의 경우입니다만 초반부에랑 중반까지는 그럭저럭 볼만했지만 후반부에는 2쿨 작품이면서 캐릭터간의 갈등이나 개연성이 상당히 작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맨 마지막의 감동 장면은 그나마 볼만했지만 뭐랄지 억지로 끌어내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죠. 데우스 엑스 멘마쨩...

 반대로 클라나드의 경우에는 아노하나 못지 않게...아니, 거의 필연이라도 해도 좋을 정도로 "기적"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다만 위의 아노하나와 달리 "기적"을 중심에 두기보다는 인간군상과 그 관계성에 초점을 두고 있었고 특히 주인공인 토모야가 그 이상으로 처절한 인생을 살아왔기에 그 자그마한 기적(선택지)에 대해 태클을 거는 사람은 적었죠.

 요컨대 기적이 일어나는 토대를 제대로 지었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앞에 언급한 아노하나를 까자는 건 아닙니다. 단지 비교대상이죠. 사실 나쁜 작품은 아니고 조금만 제대로 손을 봤더라면 얼마든지 누구라도 납득할 수 전개가 됐을텐데-라는 살짝 아쉬움에 가깝습니다.


 클라나드의 기적처럼 "나의 이름은"에서의 기적(바디스왑/과거회귀)도 역시 그러한 연장선이라고 봅니다. 아니 러닝타임이 짧은 분 그 이상으로 기적에 대한 초석을 상당히 깔아뒀다고 봅니다.

 이미 천년 전에 운석이 떨어져 있던 이토모리에 대한 배경적 전달과 등장인물들로 인한 힌트- 중간 중간 시간선에 대한 복선과 캐릭터들이 지니고 있는 물건에 대한 복선 등등 잘 살펴보면 상당한 복선들이 무의식중에 뒤에 일어날 기적에 대한 근거가 되어줍니다.
 물론 그 기적이 발생하는 요소나 요인은 당연히 알 수 없지만 그렇게 치고 들어가면 남녀의 의식이 전환되는 꿈부터 설명할 수 없는고로...


 그리고 쭉 생각하고 느끼지만 이러한 불확정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묘하게 여운이 남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불확정보다는 미확정이군요.
 누가 말하길 기적을 파해치면 그것은 더이상 기적이 아니라던가.
 미지이기 때문에 아름답고 그것을 열망할 수밖에 없는 게 인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신카이 마코토도 영화의 연출을 위해 과감히 개연성 부분을 쳐냈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실제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는 입장으로서 철저하게 완벽한 것보다 보는 관객의 마음을 얼마나 끌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을 알기에 더욱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물론 그렇다고 이야기가 모두 작위적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작위적이라 느꼈더라면 저는 분명 이 작품을 보고 감상평을 쓰는 일도 2회차로 보러 가는 일도 없었을 겁니다.
 아름다운 배경과 연출도 그렇고 평범한 남자아이와 평범한 시골소녀가 서로 끌리는 그 장면 하나하나가 왜인지 너무나도 와닿고 이입되었으니까 그만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덜도 말고 더도 없는 깔끔한 느낌이었습니다.

 (6) 마무리

 너무 깔끔하기에 잔잔하게 남는 여운이 그것을 더욱 맛보고 싶다고 생각해버리고 맙니다.
 이런 작품을 느낀 건 정말 오래간만이었습니다.
 명작이나 대작이라는 말은 쓰지 않습니다.
 단지 여운이 남지만 씁쓸하지도 않고 그리고 또한 아주 작게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만족감.

 예, 엄청난 흥분도 카타르시스도 아닌 그저 툇마루에 앉아 조용히 차를 마시며 가을의 바람을 느끼며 마음 깊이 아아 편안하다-라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안심감을. 느낍니다.

 그저 좋은 작품입니다.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그저 조용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 저에게 있어서는 그것만으로도 귀하다고 생각해버리기에 이렇게 여운이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조용히 친구와 함께 혹은 아는 사람과 함께 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고 말합니다.
 명작이나 대작으로 느끼는 것은 보는 그 사람의 판단에 맡기는 것으로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왠지 뒷북같은- 혹은 쓸데없는 사족이 길었던 감상평이었습니다! 그럼!
------------------------------------------------------------------------------------------------

 P.S 1 -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정말 좋은 의미로 작품에 상업성을 넣어줘서 고맙다고 느낀 건 이 작품이 처음일 겁니다. 초속5cm 부들부들...
 P.S 2 - 일본 만화캐릭터 특유의 오글거림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애들이 꽤나 입체적이면서 또한 애니로 표현할 수 있는 장점도 잘 혼합되서 좋았습니다.
 p,s-3 사진이나 짤방등 살짝의 수정을 거쳐 루리웹에 다시 올렸습니다. 문넷에는 사진 올리는 법을 모르겠군요
믹시

크레리아 2017-01-11 (수) 16:46
오늘 2회차 보러갑니다!
댓글주소
     
     
물길랩소디 2017-01-11 (수) 16:53
저는 주말에 3회차...! 인생 최초군요. 2회차 이상을 도는건
댓글주소
HHHHH 2017-01-11 (수) 17:20
작성자분 말씀대로 정말 깔끔하고 '편안한'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감상평 감사드립니다. 
댓글주소
     
     
물길랩소디 2017-01-11 (수) 18:06
 중학생까지 느끼던 기분좋음은 없어지고 최근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는 그저 보니까 본다가 강해져서 이렇게 여운을 느낀 건 정말 오랜만이더군요.

 설마 제가 이렇게 감상문을 올리게 될줄도 몰랐고 영화도 2회차이상을 가게 되는것도 처음이라.
 간만에 초심을 느끼게 해준 좋은 작품이라 좋았습니다. 후후.  요즘처럼 "떡밥"과 "유열"에만 치중됐던 마음이 조금 돌아온 듯한 느낌이었죠.
 (생각해보면 유열러가 넘치는 타입문이 문제였던건...?)
댓글주소
언리밋 2017-01-11 (수) 17:35
처음엔 그냥 무심하게 봤고(눈물이 나오는건 못 피했지만요)

두번째는 떡밥 위주로 봤고(상동)

세번째는 감정선에 집중해서 봤는데... 자꾸 울컥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넘쳐흐르더라구요.

그리고 미야미즈 사당의 황천이 갖는 의미를 곱씹어보면 마지막의 그 장면도 자연스레 이해가 가게... 하여간 작중에서 뿌려둔 복선은 다 회수했기에 전 크게 위화감은 못 느꼈습니다. 다만 뿌리지 않은 부분에서 이해하기 힘들다는 건 납득할지도(...)

여담으로 CGV님이 초속 5cm 재개봉하신다고
댓글주소
     
     
물길랩소디 2017-01-11 (수) 18:08
 으아아....못봐요
 어떤 형님이 가르쳐달래서 기억나는대로 얘기하다가 위키에서 글만 살짝 훑어봤다가 바로 속이 쓰려지더군요. 그런데 어찌 다시봅니까 귀신! 오니! 치히로!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지만 영화상영한 작품중에 이리 깔끔하게 끝나는 건 꽤 드문편이죠. 떡밥과 떡밥이 난무하는 요즘의 현실은(...)
댓글주소
          
          
렌코가없잖아 2017-01-11 (수) 18:10
진짜 그 육교에서 스쳐지나가는 장면에서 딱 끊어버리는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면 마치 인셉션에서 팽이가 쓰러질 듯 말듯 하다 끝나는 장면을 본 기분이 들 겁니다.
(본 적은 없지만 대충 그런 느낌이라고 들었습니다)
댓글주소
               
               
언리밋 2017-01-11 (수) 18:12
초속 본사람들 기억폭행하려면 거기서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 깔아주고 끊어버리면 됩니다
댓글주소
                    
                    
삭풍 2017-01-11 (수) 19:09
만화판에서 뭔가 장면을 추가해서 해피엔딩 비스무리한 것이 되었다고는 하는데 기억에 남는 건 직접 본 영상판뿐이죠[...]
댓글주소
                         
                         
언리밋 2017-01-11 (수) 20:18
만화판도 되게 애매한 해피엔딩 비스무리한 무언가라... 당장 소설판 영상판이 죄 그 엔딩인데(...)
댓글주소
삭풍 2017-01-11 (수) 19:12
미츠하가 어떻게 아버지를 설득했는가, 그때 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했는가는 외전에서 설명하더군요.
별로 칭찬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지만[...]
영상판에선 감정선에만 집중해달라는 감독의 주문을 생각해보면 뭐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겠죠
댓글주소
     
     
물길랩소디 2017-01-11 (수) 21:00
본판 소설은 품절이라 못사고 하나 남았던 외전은 겨우 사온지라 오늘 읽어봐야죠 후후
댓글주소
은빛설원 2017-01-11 (수) 19:53
30분 후에 4회차를 보러가고, 다음주에 메가박스 콤보 때문에 5회차를 보러갑니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친구들에게 한탄하는데 한놈이 그러더군요.

"네놈이 지금 춥고 외로워서 그런거다"
...
...
...
크윽! 잘 생각해보니 난 대리만족 중이었던건가! ㅠㅠ
댓글주소
     
     
물길랩소디 2017-01-11 (수) 20:08
 괘, 괜찮아요. 연인으로 보러 온 사람들도 많았을 터.......

 
댓글주소
새누 2017-01-11 (수) 20:40

편안하죠... 단편적으로 보고 까시는 분들 보면 고개를 갸웃할밖에 없습니다....

댓글주소
     
     
물길랩소디 2017-01-11 (수) 21:02
뭐 관심이 없으면 까이지조차 못하니 없는것보다는 낫다고 하기엔 좀 정도가 심한 사람도 없진 않단 말이죠.
댓글주소
지로리 2017-01-11 (수) 21:53
이제 고3이 되는 저도 이번 작품에 반했습니다..
오늘 2회차 뛰고 소설까지 사왔네요.
그리고 감상글 굉장히 잘쓰시네요.. (부럽다)
댓글주소
     
     
물길랩소디 2017-01-12 (목) 00:13
 아뇨. 잘 파고 보시면 굉장히 지리멸렬합니다. 하히히.

 이거 과제로서 냈으면 교수님한테 분명 뺨으로 5대는 맞았을겁니다.
댓글주소
카이슈미츠 2017-01-11 (수) 23:26
어,,,어라....1회차오늘보고오긴했는데....좋은영화라곤생각했지만...여운까지는 아니라고생각했는데....

내감수성이 마른건가....아니..아니야....아닐거야!!!
댓글주소
     
     
물길랩소디 2017-01-12 (목) 00:12
 아뇨 저도 지금까지 감동적이다~라고 하는 작품을 보면서 ...나 마음이 말랐나? 이럴 정도로 메말라 있었다가 간만에 발동한거라 하하.

 본문에도 나왔듯이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느끼는게 다르잖아요? 이렇게 잔잔하면서 깔끔하게 끝난 작품을 최근까지 그닥 못 봐서 거의 덕심이 죽어있었는데 이번에 별생각 없이 갔다가 의외의 잭팟을 터트려서 이렇게 감상문까지 쓰게 된거라.
 당연히 그저 재미있다- 정도로만 생각하는 분들도 틀린 게 아니에요. 오히려 저도 처음에 봤을때 후훗 돈내고 보기에 아깝지 않군. 이걸로 끝! 이랬는데 하루이틀삼일이 지나도 여운이 안지길래, 칫. 졌다! 그리고 이렇게 감상문을 ..후후
댓글주소
치르오쿠 2017-01-13 (금) 19:52
저도 한번봐야겠네요 추천드립니다
댓글주소
   

총 게시물 34,095건, 최근 6 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32795 [영상물/네타]  너의 이름은. 을 또 한번 보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13 link InYou 01-12 0 943
32794 [출판물/네타]  [워해머 30k] 아이언 워리어 이야기 - 어버이의 발견에서 워마스터의 반역까… +8 link Psellos 01-12 1 929
32793 [영상물/네타]  [너의 이름은/스포]이 장면 하나만으로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6 hot 크레리아 01-12 0 1308
32792 [웹창작/네타]  [전생검신] 엔젤교주님 진주인공행 +14 hot 나가사키 01-12 0 2402
32791 [게임/네타]  삼국지13 오나라 재현이 참 절묘하네요. +5 hot 미남 01-12 0 1927
32790 [영상물/네타]  [네타] 로그 원 - 4번째로 보러 가기 전에 남기는 선행후기 +15 hot Kestrel1311 01-12 0 1030
32789 [영상물/네타]  [코바야시의 메이드래곤] 1화.. 정말 원작 재현이 뛰어나게 잘된 의외의 수… +2 hot 제트버스터 01-12 0 1613
32788 [영상물/네타]  너의 이름은. 을 두 번 보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28 hot InYou 01-12 1 1731
32787 [영상물/네타]  [가브릴 드롭아웃] 의외의 기대를 하게 만드는 1화네요. +8 hot AMN연호 01-11 0 1143
32786 [영상물]  [너의 이름은] 좋은 작품이지만 +8 hot 따아악 01-11 0 1271
32785 [영상물/네타]  [너의 이름은/스포] - 마치 건더더기 없는 녹차와 같은 깔끔함 그리고 여운(… +21 link hot 물길랩소디 01-11 2 1169
32784 [기타]  [음식] KFC 오코노미치짜 +9 hot 캠퍼 01-11 0 1622
32783 [영상물/네타]  <네타\인터스텔라> 간만에 봤는데 과거에 비하면 별로에요 +16 hot 루시안 01-11 0 1134
32782 [영상물/네타]  [무한도전]조금 늦엇지만 위대한유산,정준하대상만들기프로젝트 감상 +10 hot 후타바안즈 01-11 0 1764
32781 [웹창작/네타]  [고수/미리보기 네타] 드디어 이 작품이 진정한 의미로 시작되는 군요. +16 hot 송작자 01-11 1 2499
32780 [게임/네타]  [환상소녀의 이상한 과자의 비밀집] 신시아 엔딩.... 이라고....?! +2 link AMN연호 01-10 0 906
32779 [기타]  국산 충전식 무선마우스, 레드빈 A15R 제품 사용후기 +4 hot 네잎 01-10 0 1230
32778 [영상물/네타]  지금 영화관에 가시면 꼭 보셔야 할 두 작품 +7 hot 베탁 01-10 1 2637
32777 [영상물/네타]  [유희왕 ARC-V]뭐 이런 답 없는 상황이......! +19 hot 게랄디 01-10 0 1790
32776 [웹창작/네타]  [참치어장][다이스 가라사대 은하여 불타올라라] 드디어....드디어 에필로그 +13 hot 세아림 01-10 0 1261
처음  이전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다음  맨끝




Powered by Sir OpenCode 마이위트 DNS Powered by DNSEver.com 통큰아이
광고·제휴문의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책임의한계와법적고지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운영자에게  |  사이트맵(XML) 

타입문넷
SINCE
2003. 12. 25
타입문넷에 게재되는 모든 컨텐츠의 저작권은 해당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타입문넷에 등록 된 모든 게시물의 권리와 책임은 해당 게시물의 게시자에게 있으며,
게시물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타입문넷은 일체 책임지지 않습니다.

타입문넷의 로고 및 배너는 백묵서체연구소의 0020-!백묵-갈잎체(견중) 서체를 사용중입니다.



Copyright ⒞ 2007 TYPEMOON.NET All Rights Reserved.
SSL certifica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