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일단 본문 시작하기 전에 경고라고 할까... 어... 저는 불판을 일으킬 생각도 없으며 그저 방금 들은 사실이 너무 황당하달까 황망해서 푸념 반 당혹반으로 올리는 글입니다.

저는 어... 일단 기독교도입니다. 어머니가 좋은 쪽으로 열성적인 기독교이신 덕에 어릴적부터 의무적으로 교회를 다닌, 소위 말하는 믿음 없는 모태신앙입니다.
제 자신이 이렇다 할 믿음이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외국의 몇몇 한인교회와 몇몇 선교사님들의 어두운 부분들을 필터없이 겪으면서 기독교도에 대해 냉소적인 십대 후반과 이십대를 보내다보니, 자신있게 '내가 믿는다'고 말 못하는 나일론 신자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 교리에 대해 무조건적인 냉소와 적대감을 가진 건 아닙니다. 그냥 좋은 교리를 두고 추잡하게 이권싸움하면서 겉으로만 거룩한 척 하는 소위 개독들을 경멸할 뿐 기독교 자체는 오히려 믿습니다.
왜 이리 서론을 길게 하냐면.... 아, 툭까놓고 말해서 지금 제가 살고있는 원룸 건물에 교회가 들어온다고 합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제가사는 곳은 총 여섯 동의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인 렌트 전문의 원룸들입니다. 큰 직사각형의 땅에 도로를 마주보는 측에 8개의 원룸을 가진 가장 큰 2층 건물이 일자로 쭉 서있고, 그 건물 뒤에 마주보는 형태로 3개의 룸을 가진 2층 건물이 하나 있고, 직사각형의 변을 따라서 작은 일층 건물 2개와 2층 오피스 건물이 종종이 들어선 형태입니다. 가장 큰 건물의 일층은 한인마트를 포함한 상가로 쓰이고 있고, 저는 그 건물의 2층에 방 하나를 빌려서 살고 있지요.
즉, 상가와 오피스 건물을 제외한 모든 건물들에는 저 같은 장기 고정 새입자들이나 단기 유동 새입자들이 살고있는데, 이 중 룸 3개 짜리 2층 건물의 1층이 상당히 오랫동안 비워져 있었습니다. 다른 2층 방들과는 달리 이 건물의 1층도 원래는 상가로 쓸려고 3개짜리 방들을 하나로 합한 나름 큰 건물이었는데, 도로변이 아니기에 들어오는 상점이나 학원이나 순식간에 GG치고는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의 건물에 교회가 들어선다네요....

어, 주변에 교회가 있으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교회라는 건물은 조용할 수 가 없습니다. 아무리 소음을 최소하하도록 지어도 교회 특유의 소음은 답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 동네의 교회들은 가능하면 사람들이 살고 생활하는 거주지역의 변두리에 들어서고, 그러고도 주변에 소소이 있는 다른 상가나 민가들로 부터 소음공해로 항의를 받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생활소음 정도 밖에는 커버할 수 가 없는 원 원룸건물에 교회...? 아니 저야 그래도 한 10m 거리를 두고 있는 큰 건물에 삽니다만... 교회? 그 건물 2층의 방 세개에 사람들 멀쩡히 비싼 돈 주고 살고 있는데 교회... 라굽쇼?

누누이 말씀드립니다만 저도 기독교인이고, 기독교라는 종교에는 하등의 불만이나 이해하기 힘든 점들은 있을 지언정 악감정은 없습니다만... 사람사는 공간에 교회를 들인다는 건 좀 이해하기가... 아니 좀이 아니라 많이 힘듭니다. 더군다나 교회가 들어서면 매 주 수, 금 그리고 일요일마다 외부인들이 들락날락 할 건데 그게 여기서 장기거주중인 저같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이냐 하면 절대로 아니거든요.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좋든 싫든 소음이 늘고 쓰레기가 늘건데, 조용히 사람사는 곳에 교회...?

제발 별 일 없기를 빕니다...